-겸손해야 살아남는다.-
옛날 공자의 10대조라고 알려진 정고보라는 사람이 선비로 등용되자 겸손의 모습을 취하기 위하여 등을 굽히고 곱사처럼 구부리고 다녔다.
그는 벼슬이 높아질수록 겸손한 모습을 지녔다.
그 당시 벼슬하는 사람이가면 행인들이 길가로 피하여 꿇어앉아 절을 올리는 풍습이 있던 때라 높은 벼슬하는 사람이 길을 독차지하고 다녔고, 우리나라도 “물렀거라” 하면서 다닌 때가 있었다.
그런데
정고보는 언제나 길가를 택하여 행인들의 눈을 피해 허리를 굽히고 바삐 바삐 다녔다.
예를 갖추도록 하고 위엄을 부릴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보통사람은 권세가 있게 되면 권세를 부리는데 정고보는 자기 권세를 두려워하는 쪽이다.
권세를 손에 쥐면 무서운 것이 없어지는 사람이 세상을 다스리면 그 세상은 편하기가 어지럽고, 권세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세상을 다스리면 그 세상은 조용해진다. 살기가 좋아진다.
그러나 인간이 다스리는 세상은 언제나 소란하고 혼란하며 어둡고 암울하기가 일쑤이다.
권세를 두려워하지 않은 사람들이 벼슬이나 권세를 제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상은 도탄에 빠지게 되고 몹쓸 권세는 이 세상을 지옥처럼 만들어 버린다.
명성이나 권세는 하루살이와 같다.
명성을 누리다가 놓치게 되면 높은 나무위에서 떨어진 새 새끼처럼 기가 죽고 풀이 죽어 남은 삶을 창피하게 사는 모습들을 우리는 더러 본다.
정고보는 이러한 것을 알았던 모양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도 벼슬이 높아질수록 위세를 떨었을 것이 아닌가!
요즈음 서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경선을 치루고 있다.
권세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나.
대통령이 될 사람이 용맹을 앞세워 설치다 보면 남의 원한을 사기가 쉽고, 인의를 앞세우면 그만큼 짐을 져야한다.
그래서 불성(본성)에 따라 삶을 물 흐르듯이 이어가면 꾸밀 것이 없어져 진실해진다.
이는 참으로 위대한 것이다.
이런 것을 도인들은 천명에 따르는 것으로 본다.
인위는 다스리는 사람을 우러러 보려고 하고 무위는 그런 삶을 티끌로 보려고 한다.
그러니 무위의 마음속에 무슨 수작이 있을 것인가 ?
텅 비고 맑아 걸림이 없으니 두려울 것도 없고 무서울 것도 없어 국민이나 통치자도 살기가 편해진다.
우리 모두가 벼슬을 두려워 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또 이번 대통령은 권세를 두려워 할 줄 아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서민의 빈 주머니에 돈을 가득 담아 주는 대통령이면 좋겠다.
그래야 역사에도 남고, 우리 가슴에 오래 살아남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요즈음 경선을 보면서 겸손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우리 불자들은 우리의 삶에서 겸손 ! 겸손 ! 하기를 기원 하면서 .......
불기 2551 년 9 월 10 일.
원주 백운산 금선사 보산 법광 두 손 모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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