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강원문학대선집 발간은 유보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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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퍼 작성일2005.01.31 조회2,616회 댓글0건본문
성명서
강원문학대선집 발간은 유보되어야 한다.
<강원문학대선집>은 강원도로부터 1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으로 발간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여 2002년 12월 26일 춘천 옥천막국수식당에서 이무상 전강원문협회장, 강원작가회의 김남극 사무국장, 박민수 교수, 서준섭 교수 등 다수의 문인들이 모여 발간위원회 준비모임을 갖고
강원문협 지회장과 강원작가회의 지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고 서준섭 강원대교수가 편집장을 맡기로 하였다. 또한 편집위원과 분야별, 지역별 필진과 실무진을 구성하였으며 사업 진행을 위한 기본적 원칙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2003년 2월 강원문협 회장이 성덕제 회장으로 체제가 바뀌면서 강원문학대선집 편찬위원회를 새로이 구성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는 인사를 위촉하거나 심지어는 본인의 의사여부와 관계없이 편찬위원에서 제외되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사안이 언론에 미리 보도되는 등 황당한 사태가 발생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강원문협의 대표자가 바뀌었다 하여 공조직의 대표가 공공성을 띤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타 단체와의 약속, 전임 대표자간의 협의된 일들을 한순간에 없었던 일로 묵살시켜 버리는 등
공동사업으로 진행하기로 하여 함께 활동해온 단체(강원작가회의)에 한 마디 말도 없이 이미 결성된 발간위원회를 없애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조직을 개편하였는데, 이러한 행위는 한 개인을 떠나 지성과 양심을 최고로 하는 문화예술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상식을 초월한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본 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드러난 문제점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원문협은 다시 조규영 회장대행체제로 바뀌고 강원펜클럽(회장 박유석)을 공동사업단체로 포함시키려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강원펜클럽은 그 구성원이 대부분 강원문협회원과 중복되는 등의 문제로 반발에 부딪쳐 무산되었고, 강원민예총이 공동사업체로 새롭게 선정되는 과정을 맞이하지만 민예총이 문학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나 분명 순수 문학단체는 아니므로 이 또한 상징성과 대표성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어설픈 대안이라 하지만 그저 명분 쌓기에 급급한 모습이란 인상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제까지 보여준 현 집행부의 행동을 계속 묵과하기란 너무도 부끄러운 일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이후 강원문학의 미래를 심히 걱정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2003년 4월 5일 강원작가회의는 공식적으로 강원문학대선집 사업 불참을 결의하였으며, 강원문협은 민예총을 공동사업단체로 하여 사업을 준비하다 2004년 8월 26일 원주에서 회의를 열고 발간위원장으로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신봉승 선생을 새로 추대하였다. 그러나 2004년 11월, 전신재(한림대 국문과 교수) 편집위원장을 비롯 전상국, 박민수, 엄창섭, 서준섭 교수 외 원로시인 민영씨 등 각분과별 편집대표를 맡았던 위원들이 집행부의 계속된 결정 사항 번복 등의 독선적 운영방식에 신뢰를 갖지 못해 사퇴서를 제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사퇴입장을 밝힌 A교수는 “강원문학대선집을 발간하는 일인 만큼 도내 문인들이 다함께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데 일부 집행위원들이 자신들의 공과를 나타내기 위해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동안 진행과정에서 심한 모멸감을 느껴도 올바른 책을 발간하기 위해 참아왔지만 신의가 없어진 상황에서 더 이상 함께 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역시 사퇴한 B교수는 “함께 모여 논의한 내용을 며칠 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일이 되풀이 돼 이 일을 계속하기에는 평생을 학자로 살아온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2004년 11월 20일 회의에서 문협측 집행위원들이 사퇴한 편집위원들을 성토하는 분위기로 흐르자 신봉승 위원장은 어떤 경우라도 본인이 앞장서서 이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2004.11.24 강원일보 기사
이후 신봉승 위원장이 나서서 전상국 교수 등 편집진과 대표문인들의 설득에 나섰으나 본 사안에 대한 실태와 그간의 과정 등을 인지한 이후에는 오히려 위원장 자신마저도 2004년 12월 10일 “이쯤에서 사태의 전모를 알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기게 되었다”며 “비록 소중하고 다급한 일이기는 하지만, 이 작업을 몇 년 동안만이라도 뒤로 미루면서 껄끄러워진 바탕을 말끔히 고를 수 있는 시간을 가진 다음에 깨끗한 마음을 모아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밝히고 발간위원장 자리에서 사퇴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애초에 이 사업의 싹을 틔운 동료문인들과 강원도의 양대 문학단체 중 하나인 강원작가회의, 존경 받는 원로문인과 양식 있는 교수진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신봉승 작가, 그리고 이 사업에 동참하기를 거부하고 작품을 싣기조차 부끄러워하는 문인들, 이제 더 누가 씁쓸한 뒷모습을 보이며 떠나야 하는가?
많은 이들이 이 사업의 무리한 진행을 염려하고 있으나 발간위원회는 2005년 1월 4일 다시 3차 원고청탁서를 발송하고 이 사업을 계속 진행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2005년 1월 18일 발간위원회 실무간사마저도 사퇴를 표명하였고, 이런 불협화가 계속 돌출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강원문학대선집 발간을 서두른다는 것은 그 저의가 의심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본 사업을 강행한다는 것은 주어진 예산 처리만을 염두에 둔 미봉책의 억지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강원도에는 예총과 민예총 소속 문인들 이외에도 강원작가회의와 소속 없이 순수하게 작품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는 문인과 도내에 이해관계가 있는 무수한 출향문인, 그리고 강원도에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물론 강원도 예산(혈세)의 흐름과 쓰임새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도민들의 눈과 귀가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명분이나 업적 위주의 문화예술 사업은 오직 예산만 낭비하는 역사적 오점일 뿐이며, 그것을 억지 추진하는 것은 문화예술이기를 포기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현 발간위원회의 사업 추진에 대해서 우리는 더 이상 신뢰와 확신을 가질 수 없으며, 더욱이 한국의 명망 있는 도내 중진작가 및 원로문인이 배제되고 대다수의 교수(문인)들, 그 외 작가적 양심과 역량 있는 다수 문인들이 등 돌린 채 발간된, 선집 아닌 선집을 강원문학대선집이라고 부를 수 없으며, 따라서 그 발간사업은 현시점에서 적극 재고되어야 한다.
강원문인들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정서가 이 사업으로 인해 왜곡되면서 화합보다는 갈등과 반목이 심화되고 있는 사실에 비추어보더라도, 우리는 이 시점에서 대선집의 발간은 반드시 연기되어야하고, 순수한 마음, 아름다운 생각을 모아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이것이 궁극적으로 강원 문단을 화합시키고 갈등을 해소시키는 일이라는 데 뜻을 같이 하였다.
2005년 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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